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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훈 : 수묵으로 그려낸 인물미학의 정수
아티스트는 결국 작품의 모든 세계를 만드는 디렉터의 역할을 한다. 나는 하드보일드(hard-boiled)를 통한 이중서사를 여인이미지 속에 담아낸다. 여인 이미지는 우수나 고독에 빠진 멜라콜리한 여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L’Etranger)처럼 “인간의 실존(實存)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감정을 배제한 채 상실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를 대변할 뿐, 아름다운가 아름답지 않은가는 중요하지 않다. 표정을 최대한 배재한 이유는 억압과 균열로 가득 찬 허무한 세상을 관조하겠다는 뜻이다. 작업에서도 현실 속 여인이 등장하지만, 이 여인은 아름다움과는 거리를 둔 공허한 시선을 가졌다. 미로 안에 갇힌 뒤틀렸던 현실로부터의 탈출, 혹독한 세상의 변주 속에서 하드보..
2021.04.05 -
김서울 : 홀로상자에 담긴 서울의 삶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을 수납하기 위해 우리가 사는 대도시는 규격화된 공간들로 이루어져 있다. 효율적인 도시 공간 활용을 위해 엘리베이터도, 버스도, 아파트도, 그 안의 방도 모두 네모라는 상자로 이루어져 있다. 작게 나누어진 수 많은 상자안에서 우리는 모이고도 외로운 순간들을 보내기도 한다. 수납의 용이성이라는, 사람의 사물화를 상징하는 듯한 상자 공간들은 그러나 아이러니 하게도, 번잡한 도시생활로부터 나를 분리시켜 스스로로 충만하게 하는 시간을 부여하기도 한다. 이렇듯 일상 상자들 속에서 벌어지는 우리의 삶의 아이러니를 그리고, 때때로 주어지는 ‘홀로Holo 상자’의 시간과 공간을 통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내 안으로 깊숙이 침잠하게 하는 순간들을 그리고 공감하고자 한다. -약력- 홍익대학교 판화..
2021.04.02 -
노반 : 서울 읽어주는 여자
누가 도시를 회색 빛이라 했나… 나에게 그 곳은 응축되어 있는 에너지이며 삶을 살아내는데 충동질이 충분히 가득 한 곳이다. 날마다 불쑥불쑥 솟아오르는 빌딩들은 빈번히 소멸되고 생성되고 그리고 성장한다. 도시는 사람의 내음을 품는다. 도시는 사람의 욕망을 끌어당긴다. 그렇게 도시는 품고 안으며 날마다 변화하며 멋 드러지게 성장한다. 저마다의 네모는 에너지를 발산하고 구석구석 이야기를 담고 역사를 만들어낸다. 마치 중첩되고 서로 맞닿아 정보전달을 하는 뉴런처럼… 유기적이며 역동적으로 현재를 살아내며 과거를 만들고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난 도시 한 귀퉁이 네모 상자를 점거하고 있다. 그 곳에서 나도 미래를 기다리며 과거로 보낼 현재를 살고 있다. 한점의 歷史가 되기 위해 -약력-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 ..
2021.04.02 -
임진우 : 감성화첩을 그리는 건축가
“나에게 스케치는 건축적 사유의 도구입니다. 사물에 대한 애정의 출발이며 대상을 보고 마음이 일체가 되어야 그림으로 표현됩니다.” “그림은 흩어져 있던 감성을 마음으로 채집하는 것과 같아요. 감동을 주는 풍경을 관찰하고 카메라에 저장했다가 꺼내어 그림으로 기록하죠” 서울 도심에 보석처럼 숨어있는감성적 풍경들에 대한 기록과 그림 그릴 때의 몰입감이 주는 행복 때문에 어반 스케치에 더욱 중독됩니다. 그림 그리는 시간만큼은 머릿속을 리셋할 수 있어서 유익합니다. 일종의 정신세계 속 여백을 만드는 일이다. -약력- 건축사/ 정림건축 디자인 총괄 사장 한국건축가협회, 대한건축사협회, 대한건축학회 정회원 건설경제신문 ‘건축가의 감성스케치북’ 칼럼니스트 2019 감성에세이집 ‘걷다 느끼다 그리다’ 출간 2015 ‘서..
2021.04.02 -
민준홍 : 채집된 도시추상의 재해석
도시에서 태어나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가야 하는 나는, 이 공간에 산재한 물체와 풍경, 축적된 기억들을 소재 삼아 작업한다. 나는 매일 거리를 누비며 일상에서 소비되어 길에 버려진 폐품을 수집한다. 남겨지거나 버려진 잔해는 그 후 분해하여 그 본래의 형태와 기능을 탈피하게 한다. 나는 이러한 잔해를 새로운 형체로 재조립하고 그 표면은 펜 드로잉과 폐지로 채운다. 반복적인 펜 드로잉은 도시에서 받은 인상을 시각화한 것이다. 표면을 채우는 펜의 획들은 다양한 색감과 질감 표현이 가능한 연필이나 물감과는 다르게 일률적인 크기의 자취를 남기기에 적절하다. 또한 폐휴지가 소비되기 이전, 완전한 생필품으로 생산되어 나올 때, 상품을 부각하기 위해 표면에 입혀진 다양한 이미지들은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도시의 색감을 ..
2021.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