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를 잇는 화가열전(列傳), 그린다는 DNA그림으로 보는 ‘천병근-한진수’ 가족의 인물탐구

2021. 4. 26. 15:38카카오갤러리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있다. 재능은 대를 이어 후대의 어느 누군가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여기 한 시대를 풍미했음에도 알려지지 않은 3대 화가집안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한 부부화가 천병근(1928~1987), 한진수(1927~). 이들은 아카데믹한 교육을 받았음에도 화단을 주도하기보다 새로운 시대정신을 작품 안에서 구현하고자 한 화가들이다.

 

1957년 국전이 아닌 재야전 형식의 현대미술초대전’(덕수궁미술관, 11.21~12.4)에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작품을 보여준 천병근 화백. 기독교적 주제와 초현실적인 감각을 향토적 민족성 위에 녹여낸 다이나믹한 작품들은 오늘에 보아도 어색함이 없는 세련된 미감을 보여준다.

이화여대 예림원 미술학부 첫 졸업생으로 68년이후 모교교수로 재직한 한진수 화백은 평생 남편과 함께 작품 활동을 하며 모든 전시에서 서문(평론)’을 받지 않았다. “타인에게도 감상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는 믿음은 인간미 넘치는 정감어린 화면추구로 이어졌다.

새로운 시대 속에서 한국적 아방가르드를 구현한 천병근, 정감넘치는 인물과 자연을 화폭에 녹여낸 한진수 부부. 이들의 그림을 향한 열정은 딸인 천동옥(1964~)과 손녀딸인 김현지(1992~)에게로 이어진다.

 

흑백의 추상적 모티브 속에서도 인간탐구를 놓지 않는 천동옥 화백은 부모님의 DNA를 융합한 화면추구 속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단순하면서도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돌아가신 부친의 작품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노력으로 이제 많은 이들은 천병근 화백을 다시 읽기 시작한다.
호주에서 활동 중인 김현지의 작품들은 동시대 청년의 초상을 대변한다. 시대미감 속에서 인물탐구를 멈추지 않은 3대를 잇는 화가열전. 이제 그린다는 대를 이어온 DNA의 흔적을 확인할 시간이다.

- 안현정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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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代를 잇는 '그린다는 DNA' 화가열전 : 그림으로 보는 '천병근-한진수' 가족의 인물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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